유리의 성벽

 누적 판매부수 700만부를 기록한 『심령탐정 야쿠모』 시리즈의 작가 작품!

아버지가 범죄자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유마.
자신의 유일한 힘이 되어주는 친구 아키토의 말을 듣고 아버지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건을 조사할수록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쫓기게 되고 아버지가 엄청난 사건에 휘말렸음을 직감한다.

가미나가 마나부 저 / 김지윤 역 / 2023년 08월 / 15,000원

중학교 2학년인 ‘유마’는
아버지가 한 사건에 연루되어 체포된 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억울함이 밝혀졌지만 그 후로 괴롭힘은 더 심해져만 갔다.
그런 나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은 새로 전학 온 ‘아키토’ 뿐이었다.
그저 고통스럽기만 학교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평소처럼 이야기하고 함께 게임을 하던 어느날,

저기 있잖아.

너희 아버지 사건의 진범도 잡을 수 있는 거 아냐?”
 

그 말을 들은 유마는 범죄자로 낙인찍혀 사망한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유마를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을 깨닫고 도망가는데…….

과연 진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 프롤로그
– 제1장 두 사람의 왕국
– 제2장 여행의 시작
– 제3장 다크 나이트
– 제4장 배신
– 제5장 왕국의 붕괴
– 제6장 유리의 성벽

 


[책속으로]

유마가 교실에 들어서자 순간 교실 전체가 술렁였다.
오늘이야말로 당당하게 앞을 보자. 분명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중력에 끌려가듯 유마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다.
발끝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기 자리로 향하려 했지만, 그것을 방해하듯 둔탁한 소리를 내며 무언가가 어깨에 부딪혔다.
고개를 들어보니 마사유키가 그곳에 서 있었다.
“이상하다. 범죄자가 학교에 와도 돼?”
마사유키가 유마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나, 나…… 는, 범죄자가…….”
“부모가 저지르나 자식이 저지르나 그게 그거지. 어디서 말대꾸야.”
마사유키가 유마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유마는 자기도 모르게 순간 숨을 헉 들이켰다. 균형을 잃은 유마가 근처에 있던 책상에 손을 짚었다.—p.19

“저기 있잖아.”
아키토는 조금 전과는 달리 경직된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 정도 실력이면 너희 아버지 사건의 진범도 잡을 수 있는 거 아냐?”
아키토는 순전히 떠오르는 대로 말했을 뿐이지만 유마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질문이었다.
―진범을 잡는다.
여태껏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중략)
유마는 손을 흔들어 답한 후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조금 전 아키토가 한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유마의 아버지는 한 사건의 용의자로 오인 체포 됐다. 그 일을 계기로 무언가가 어긋나기 시작했다.—p. 48

모퉁이를 돈 순간 유마는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었다.
교문 근처에 서성이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양복을 입고, 또렷한 이목구비로 강한 인상을 주는 남자. 낯익은 얼굴이었다. 어제 유마의 집 앞에 서 있던 남자다.
(중략)
“교문 앞에 검은 양복 입은 남자 봤지?”
“응.”
“그 남자가 너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다녔어.”
아키토의 말이 강한 충격이 되어 유마 안에 퍼졌다.
역시 착각이 아니었다. 그 남자는 어제부터 유마를 쫓아다녔다.
“나, 나를 왜…….”
“그냥 짐작일 뿐이지만 네 아버지 사건에 관련된 사람일지도 몰라.”
“우리 아버지 일에?”
유마는 너무 놀라 목소리가 뒤집혔다.
“응. 그래서 널 찾고 있는 거 아닐까?”
“그, 근데 그 사건은 이미 끝이 난 데다…….”
유마의 아버지는 원격 조작으로 컴퓨터가 범죄에 이용되어 경찰에 오인 체포됐다.
혐의는 풀렸지만 진범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미제 사건이지만 그래도 유마가 쫓겨 다닐 이유는 전혀 없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면 어쩔래?”
아키토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표정을 한 아키토는 처음 봤다.—p. 79

 

가미나가 마나부

1974년 야마나시 현 출생. 일본 영화 학교 졸업. 2003년 『붉은 애꾸눈』을 자비로 출판. 같은 작품을 대폭 수정하여 『심령 탐정 야쿠모 : 붉은 눈동자는 알고 있다』로 2004년에 본격 데뷔. 대표작 『심령 탐정 야쿠모』를 시작으로 『천명 탐정』, 『괴도 탐정 야마네코』, 『확률 수사관 미코시바 가쿠토』, 『우키쿠모 심령 기담』, 『살생전』, 『혁명의 리벨리온』 등 시리즈 작품을 다수 집필. 다른 저서로는 『이노센트 블루 : 기억의 여행자』, 『컨덕터』, 『악마라 불린 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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