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탑2

 
 

전민희 저/2009년 12월/344p/12,000원

일본, 대만,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세월의 돌』과 『룬의 아이들』을 히트시켜 한국의 대표하는 장르문학가로 손꼽히는 전민희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격정적이고 대중적인 코드를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 『태양의 탑』은 이야기의 힘과 아름다운 문장의 감동을 믿는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태양의 탑』은 작가의 출세작 『세월의 돌』과 함께 <아룬드 연대기>의 한 축을 이루는 작품으로 책력에서 별자리의 기원까지 완벽하게 구성된 <아룬드 연대기>의 세계를 사랑하는 열혈 독자들은 『태양의 탑』의 출간을 10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정도이다.

 


 
[책 속으로]

“넌 내 피와 살을 먹여 키운 그림자니까.”
일츠에게 자신은 다른 의견을 말할 자격이 없는 존재였다. 다른 길로 가선 안 되는 존재였다. 지금까지 둘이 형제처럼 지낸 건 둘의 뜻이 한 번도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츠의 ‘내 세계’에서 나가려 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난 네 세계의…… 무엇이었지?”
“거울.”
일츠는 두 팔을 벌렸다. 매달린 채 굽어보는 키릴로차의 거울상인 양 못 박힌 모습을 했다.
“어머니께서 내 방에 놓아주신 거울이 너잖아.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비치더라고. 즐거운 일은 아니었어. 난 내 얼굴을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 평소에도 거울은 잘 안 보잖아. 언젠가 어머니께선 네게 비친 나를 잘 보라고 하셨지만 난 그러지 않아도 나를 잘 알아.”
키릴로차가 깨문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다. 한 줄기가 입가를 타고 턱으로 흘러내렸다. 일츠가 그를 가만히 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이젠 내 얼굴이 비치지 않네.”— 본문 중에서

전민희 저

주위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아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 소설가로 자라났다. 우리나라에서 장르 소설을 애독하는 사람치고 전민희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은 물론 일본•대만•중국까지 나아간 전민희의 소설에 빠져든 사람은 예외 없이 크나큰 행복을, 그리고 고통을 겪는다. 작품 속 인물들과 사랑에 빠지는 행복과 새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는 고통을. 건국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연구원을 지내다가 1999년에 PC통신사상 최고기록인 사백만 조회수로 이름을 떨친 「세월의 돌」을 발표했다. 이어 발표한 「룬의 아이들」시리즈는 온라인 게임 로 개발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전민희는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의 장르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룬의 아이들-윈터러」, 「룬의 아이들-데모닉」은 일본과 대만, 중국 등에서 번역 출간되어 아마존 재팬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1위, 야후 재팬 선정 ‘2006년 가장 많이 읽힌 소설’등에 올랐다. 2007년에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초청 사인회가 개최되었고, 2010년에는 「세월의 돌」 대만판이 출간된다. 10년 동안 독자들이 가장 기다려 온 소설로 꼽은 「태양의 탑」은 강렬하게 대비되는 신화적 인물상을 제시,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틱한 전개를 이어가면서도 문학적 향기를 놓치지 않은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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