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온몸이 뜯기고 터져도 원하는 건 가져야 돼. 그게 나야.”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다.
울고불고하며 놓아달라고 해도 놔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미친 집착 같은 사랑.
반복되는 일상에 화가 날 정도로 지겨워졌을 때,
아침 공기처럼 맑은 여자가 가시처럼 눈에 박혀 들어왔다.
“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으면 해봐요.”
“내 거라는 의미를 잘 모르는 거 같은데 확실히 알려줄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진강의 표정과 눈빛에 해솔의 이성이 떨렸고 심장 박동은 빨라졌다.
밟히고 뭉개져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들풀, 김해솔,
더 이상의 최악은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오만한 판단이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그의 품에 안겼다.
마카오 카지노의 거물, 왕진강.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비흑석.
낮에는 카지노의 사장, 밤에는 조직의 보스.
시간을 되돌린다면 광기 어린 매력을 뿜어대는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텐데…….
“거부할 거면 이런 눈빛은 하지 말아야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야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해솔은 진강의 눈빛에서 ‘나쁜 놈’을 봤고 그 나쁜 놈이 지독하게 매혹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난 여전히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
벼랑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건 강렬한 눈빛과 내 목을 조이는 뜨거운 숨결, 부서질 듯 허리를 감은 억센 팔 때문이다.
“아직도 그 새끼가 좋아?”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그 사람이 좋아.”
자신의 품에 안긴 채 달뜬 숨을 뱉으면서도 다른 놈이 좋다고 말하는 해솔에 진강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꼈다.
“그럼 없애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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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일러스트레이터 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