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인 걸 숨기고 암흑가에 들어갔다

성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홀리한 분위기? 착해 빠진 마음씨?

그러나 제리가 생각하는 성녀의 이미지는 고귀한 것이 아니었다.
신전에서 혹사당하다가 과로사하는 불쌍한 인간.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받은 대신 자유를 뺏긴, 어마무시한 등가교환의 피해자.

그러니까 절대적으로 숨겨야만 한다.
그녀가 바로 제국의 단 하나뿐인 성녀라는 사실을!

하지만….

“내 개들을 소개해 줄게.”

황제의 말에 쫄래쫄래 따라간 응접실.
그곳에서는 암흑가의 페로 형제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당분간 우리 일을 좀 도와주는 건 어때?”

이 암흑가의 두 형제와 함께하다가는 성녀인 걸 들키고 신전으로 강제 차출되는 것은 시간문제!

제리는 결심했다.
어떻게든 나를 쫓아내게 만들자!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센 페로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제리에게 말했다.

“죽을래, 아니면 우리 사람이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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