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런던의 여행자: 마법의 그림자

마법의 존재조차 잊은 런던,
마법이 번성하는 런던,
마법이 죽어가는 런던,
그리고 마법이 모든 걸 파괴해버린 런던.
네 개의 런던을 넘나드는 모험의 시작!

 
 
V. E. 슈와브 저/2016년 12월/544p/14,800원

런던, 런던, 그리고 런던.
네 개의 런던을 넘나드는 모험의 시작

마법의 존재조차 잊은 런던,
마법이 번성하는 런던,
마법이 죽어가는 런던,
그리고 마법이 모든 걸 파괴해버린 런던.

공식적으로는 왕가를 위해 여러 런던들을 오가는 외교관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다른 런던들을 오가며 밀수를 취미로 삼고 있는 마법사 켈. 언제나 제대로 된 모험을 꿈꾸며 모든 세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다 가지겠다는 당당한 야심을 가진 소매치기 딜라일라 바드. 우연히 만나게 된 그들의 악연은 곧 서로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위험한 마법과 음모가 그들의 뒤를 바짝 뒤쫒는다.
힘을 사용할 때마다 그 대가로 주인의 힘을 좀먹어가는 블랙 런던의 돌, 마법의 존재를 잊어버렸기에 ‘마법’의 공격에 가장 취약한 그레이 런던, 자신의 세계를 버린 다른 세계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화이트 런던의 군주들. 그리고 그 위협의 중심에 있는 레드 런던까지. 끊임없이 몰려오는 위협에 맞서 켈과 라일라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그 음모들을 파쇄해야만 한다.

 


 

[책 속으로]

라일라가 눈을 떴을 때, 눈앞은 온통 붉은빛이었다.
건물에 끼얹어진 페인트처럼 새빨간 색이 아니라 붉은색 색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은은하고 부드러운 붉은빛이었다. 눈을 깜빡여 그 색을 없애보려고 했지만 그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켈이 이곳을 레드 런던이라 지칭했을 때 그녀는 다분히 자의적인 이유 때문이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레드 런던은 말 그대로 붉은빛의 세상이었다. 깊이 숨을 들이쉬자 공기 중에 맴도는 꽃향기가 느껴졌다. 백합, 수국, 앵초. 향기는 마치 독한 향수처럼 질릴 정도로 강렬했다. 켈에게 그런 향이 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잠시 뒤 그녀의 감각이 이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나자 향기가 조금 약해지고 색도 흐려졌지만 조금만 숨을 깊이 들이쉬면 다시 후각을 자극해왔다.
라일라는 기침을 하고는 가만히 누웠다. 그녀는 꽤 예쁘장한 붉은색 문-이번에는 붉은색의 진짜 페인트칠이 되어 있는-앞의 어떤 골목에 똑바로 누워 있었다. 코트 아래로 길에 떨어진 돌멩이 하나가 등을 파고들었다. 켈의 코트. 그것이 마치 날개처럼 넓게 펼쳐진 채 바닥에 퍼져 있었다.
하지만 켈은 보이지 않았다.
라일라는 손가락에 힘을 주어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자 검은 돌이 여전히 약하게 진동하며 그녀의 손안에 들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을 통과했어.’
그녀는 놀라움의 탄성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정말로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만? 완벽했다면 라일라와 켈이 같은 곳에 서 있어야 했다? 어쨌거나 그녀는 이곳에 도착했다. 아니 ‘그곳’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 와보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해냈다.
딜라일라 바드가 마침내 모험을 떠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V.E 슈와브

V. E. 슈와브는 미국의 판타지소설 작가로써 2013년에 발간한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인 『비셔스(Vicious)』를 통해 엄청난 찬사와 독자 작품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영국의 일간지 는 그녀에게 “다이애나 윈 존스의 계보를 잇는 후계자”라는 평하기도 했으며, 혹자는 “스타일, 장르, 분위기의 전환능력이 마치 닐 가이먼과 같다”며 선망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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