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스페이스: 기폭제

먼 미래에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을 담고 있다. 80년 전 지구에서 발견된 고대 외계 유물인 `블랙 마커`에서 습득한 기술을 토대로 인류를 멸망에서 구할 수 있다 생각하는 지구 정부. 그러나 그 마커의 힘이란 바로 죽은 시체를 되살려 내는 것이었다. 마커의 출현은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이 되고 말 것인가.

 
 

브라이언 에븐슨 저/2014년 12월/344p/13,800원

인류의 미래를 건 극비의 실험
삶과 죽음이 뒤엉킨 대재앙을 불러오다.

250년 후의 미래.
인류의 멸망이 눈 앞에 다가오자 지구 정부는 신비한 힘을 가진 고대 외계 유물 `마커`를 이용해 인류의 미래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비밀 감옥안에 실험실을 만들고 극비 실험을 감행한다. 한편 과대망상과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사건 사고를 일으키던 빈민가의 아이가 비밀 감옥에 수감되게 된다. 그의 특이한 행동은 실험 과학자들에겐 `마커`와 소통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면서 특별 수감자가 되고, 조금 모자란 형을 비밀 감옥에서 구하기 위해 동생 역시 이 감옥으로 숨어 들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먼 미래에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을 담고 있다. 80년 전 지구에서 발견된 고대 외계 유물인 `블랙 마커`에서 습득한 기술을 토대로 인류를 멸망에서 구할 수 있다 생각하는 지구 정부. 그러나 그 마커의 힘이란 바로 죽은 시체를 되살려 내는 것이었다. 마커의 출현은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이 되고 말 것인가. 인간들의 광기와 오만함이 얼마나 무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지켜보자.

 


 

[책 속으로]

원래는 경비원이었던 괴생명체가 크게 울부짖더니 문에 난 홈으로 낫팔을 디밀었다. 자기한테 열쇠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현재 몰골로는 열쇠 사용법조차 모르는 듯했다. 어느 쪽이 되었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처음에 캘리는 겁에 질려 눈을 질끈 감은 채 등에 벽을 맞대고 쭈그려 있었다. 그러나 서서히 과학자로서의 호기심에 용기를 얻어 놈을 관찰하기 시작하다, 급기야 조금 가까이 다가섰다. 정체가 뭔지는 몰라도 놈은 원래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일말의 인간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움직임마저 미리 짜여진 듯이 살아 있는 육신을 찾아다니는 반복적 행동 방식을 보였다. 그녀가 감옥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움직이면, 마치 햇빛을 따라 굽는 꽃처럼 놈도 몸을 돌리며 움직임을 쫓았다.
이윽고 캘리는 놈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만 놈이 정말로 사고력을 갖춘 생명체인지 아닌지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생명체라기보다 오히려 제한된 반응만 취하도록 짜여진 꼭두각시 같았다. 과연 살아 있기나 할까? 틀림없이 움직이기는 하지만 호흡은 없어 보였다. 정말 살아 있다 한들 인간이던 때의 기준으로는 살아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첫째, 어떻게 탈옥하느냐와 둘째, 그 다음에는 어떻게 놈을 따돌리느냐였다. 전자 장비라면 수중에 많이 있다. 여차하면 구조 신호 발신기 정도는 급조 가능할지도 모른다.
쓸만한 것이 있을지 장비를 정리하던 중 복도에서 고함 소리가 들리자 놈이 고개를 홱 돌렸다. 몇 발의 총성이 들리더니 눈앞에서 총알이 괴생명체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러나 피격되고도 복도로 나가는 점으로 미뤄보아 총은 크게 먹혀들지 않았다. 아예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흥미로운걸.’
놈이 쿵쾅쿵쾅 복도로 향하며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그런 생각
이 들었다. 잠시 뒤 총성 몇 발이 더 들리더니 비명이 연달아 들려왔지만, 후자는 갑자기 뚝 끊기고 말았다.
밀러는 놈을 곤봉으로 세게 후려갈겼다. 이정도로 후려맞으면 팔을 쓰지 못해야 정상인데 괴생명체는 꿈쩍도 없었다. 도리어 느닷없이 그에게 뛰어들어 박쥐 같은 날개로 역겨운 품속에 감쌌다. 그러고는 몸을 바짝 숙이며 빨대처럼 생긴 주둥이를 꺼냈지만, 안면보호대에 부딪혀 닿지도 않았다.
‘하! 거봐, 안전하잖아. 나한테 손도 까딱 못할 거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놈을 도로 후려치려고 양팔을 빼낼 궁리를 했다. 놈은 계속 안면보호대를 들이받으며 괴성을 내더니, 기다란 주둥이가 앞을 콱 찍어내리자 플라스틱 보호대에 쩍 금이 갔다.
‘어럽쇼.’
또 내리찍히자 보호대가 깨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는 놈을 떨쳐내려고 버둥거렸지만, 놈은 그를 놔줄 기미가 없었다. 그는 비명을 내질렀다. 놈이 다시 내리찍자 이번에는 주둥이가 보호대를 관통해 그의 뇌에 깊숙이 박혔다.
—본문 중에서

브라이언 에븐슨 저

작품 전반에 흐르는 어둡고 암울한 필치가 특징인 작가로, 브링검영대와 워싱턴대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브라운대에서 문예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두 형제 Two Brothers』로 1998년 오헨리상을 수상했고, 『열린 커튼The Open Curtain』으로 2007년 에드거상 후보에 올랐으며, 셜리 잭슨상 수상작인 『최후의 나날들Last Days』은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2009년 최고의 공포소설로 뽑히기도 했다. 『에일리언: 출구 없음 Aliens: No Exit』, 『헤일로: 에볼루션Halo: Evolutions』의 단편 “떠돌이Pariah” 등 영화나 게임 프랜차이즈와 연계된 작품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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