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문이 뜨는 밤, 다시 한번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

《그것은 벚꽃 같은 사랑이었다》, 《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을 잇는 히로세 미이의 교토 3부작!
 
블루문이 뜨는 밤, 숲속의 샘에서 만난 그녀 '사키'.
그곳에서 첫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보고 '케이이치'는 첫눈에 반한다.
마치 꿈만 같았던 사흘간의 만남, 블루문 아래서 펼쳐지는 운명적인 사랑.
 
히로세 미이 저 / 주승현 역 / 2023년 11월 / 15,000원

“내가 여기에 오는 건…… 블루문이 끝날 때까지야”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을 볼 수 있는 블루문이 뜨는 8월.
교토 아라시야마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간 ‘케이이치’.
 
보름달이 뜨는 첫날 밤,
숲속의 샘에서 우산으로 별을 건지는 소녀 ‘사키’를 만난다.
 
그곳에서 첫사랑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는 그녀.
신비로운 느낌의 그녀에게 점차 끌린다.
 
그녀의 첫사랑보다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하는데…….

 

– 제1장
– 제2장
– 제3장
– 제4장
– 최종장
– 에필로그

 


[책속으로]

조금 빨라진 심장 고동 소리를 들으며 망설임 없이 산길을 걷는 내 눈앞이 별안간 탁 트였다 싶었는데, 그 세계는 파랬다.
파란 세계를 똑바로 바라봤더니.
안쪽에 샘이 있었다.
밤하늘의 군청색과 샘의 푸른색이 서로 뒤섞여 세계는 한없이 파랬다.
이런 곳에 샘이 있었구나…….
나는 천천히 샘을 향해 걸어갔다.
(중략)
진한 녹색 숲속에서 아름다운 샘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찰박, 하고 물이 튀는 듯한 작은 소리가 났다.
어? 하는 생각에 시선을 옆으로 옮기자 소리가 난 장소에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녀는 샘물가에 쪼그려 앉아 투명한 우산을 펼친 채로 들고 있다.
비가 내리고 있는 건 아니다.
왜냐면 그녀가 펼친 우산은 밑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빛이 밤에 조명을 켜준다.
스포트라이트가 그녀한테 맞추어져 있는 것처럼도 보여서 나는 그녀한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는 투명한 우산을 샘에 대더니 물을 조금만 뜨고 그 물을 들여다본 뒤 행복한 듯이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은 금붕어 건지기를 즐기는 작은 어린아이처럼도 보였다.—p. 15, 16
 
“아, 그렇지. 할머니.”
“왜?”
할머니의 뒷모습을 향해 말을 걸자 할머니가 천천히 뒤돌아봤다.
“블루문이라는 거 알아?”
“블루문?”
“그래. 블루문.”
어린애일 때부터 할머니는 뭐든 가르쳐 주셨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모르는 건 할머니가 더 잘 알고 계셨다. 옛날부터 나는 할머니가 해주는 말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블루문’은 모르시나…….
(중략)
“어째서 블루문에 관해 물어보고 싶어진 게냐?”
할머니가 푸른 달에서 내게로 시선을 옮기고 조용히 물었다. 나는 어쩐지 할머니의 눈을 볼 수가 없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방금…… 보고 왔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보고 있다. 오늘의 내 주위에는 계속 블루문이 있다.
“그러냐…… 그럼 이것도 가르쳐 줘야만 하겠구나.”
“뭘?”
“이 마을에 전해지는 블루문에 관한 이야기를.”
내 몸 안에서 평소보다도 빠른 심장 소리가 들렸다. 밤하늘에 떠오른 푸른 달의 빛이 강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나서 살며시 물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라니?”
“블루문의 빛이 이끄는 곳에…… 과거로 가는 입구가 있다.”—p. 30, 33
 

 

히로세 미이

1월생 염소자리. 시가현 거주.
최근의 저서는 『분명히 사랑이었다.』,
『깨닫고 보니 사랑이었다.』 (집영사 핑키 문고)등이 있다.
홍차와 정원 돌보기를 좋아한다.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