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부서지는 세계- 대격변의 전조

아서스와 스톰레이지 이후 아제로스의 지각변동(대격변)을 다룬 WOW 3번째 소설. 대지가 꿈틀거리고, 곳곳에서 호드와 얼라이언스를 이간질하는 사건 사고가 터지게 된다. 이에 호드 대족장 스랄은 호드가 아닌, 아제로스 전체를 구원하기 위해 나선다.
과연, 아제로스를 뒤흔드는 미지의 침입자는 누구인가?

 
 

크리스티 골든 저/2011년 08월/408p/14,800원

현명한 주술사이자 호드의 대족장인 스랄은 불안한 변화를 감지했다…….

오래 전, 아제로스에서는 정령들이 맹위를 떨치며 세상을 파괴했다. 자애로운 티탄들이 그들을 정령계에 가둬두었지만, 그럼에도 상당수의 정령들이 다시 아제로스로 돌아왔다. 이후로 스랄과 같은 주술사들은 정령들과 성실하고 끈기 있게 교감하면서 그들이 아제로스를 파괴하지 못하게끔 누그러뜨리는 법을 배웠다. 미친 듯 타오르는 불길을 잠재우는 법을, 땡볕에 타들어가는 땅에 비를 내리는 법을.

그런데 이제 정령들은 더 이상 스랄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다. 마치 아제로스 자체가 협박당하고 있는 듯이 정령들과 스랄의 연결 고리는 갈수록 가늘고 약해지기만 한다. 스랄은 정령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찾으려 애쓰는 한편, 오크족의 위태로운 미래와도 씨름하게 된다. 식량난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이웃하는 나이트 엘프족과의 관계마저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스톰윈드의 국왕 바리안 린은 얼라이언스와 호드 사이에 팽팽해져가는 긴장국면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처하려 한다. 그러한 강경한 태도 때문에 바리안은 가장 가까웠던 이들과 멀어질 기로에 서는데, 그 중 하나는 아들 안두인이다. 젊은 안두인 린 왕자는 갈등에 사로잡힌 채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려 한다. 그러나 각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세상은 위기에 처하고, 안두인은 거기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아제로스의 위대한 종족들의 운명은 안개에 싸여 불확실하기만 하고, 정령들의 혼란스러운 행동은 골치 아픈 재난을 빚어낸다. 그러나 그 재난은 다만 다가올 대격변을 경고하는 첫 불길한 신호인지도 모른다.

 


 
[책 속으로]
스랄은 이제 눈을 뜨고 그 작은 불똥이 날아가는 궤적을 지켜보았다.
‘작은 불똥이여, 그대가 계속 그리로 간다면 엄청난 재난이 일어날 거요.’
‘태워버릴 거야! 난 살아야겠어!’
‘그대의 빛과 온기가 환영받는 곳은 따로 있소. 그리로 가시오.
내 백성의 집을 부수거나 목숨을 빼앗지 마시오!’
그 순간 불똥은 꺼져 들어가는 듯싶었지만, 이내 다시 힘차게 되살아났다.
스랄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올렸다.
‘용서하시오, 불꽃의 형제여. 그러나 그대가 꼭 내 백성에게 손해를 끼치겠다면, 나는 저들을 지켜야만 하오. 나는 그대에게 부탁도 했고, 간청도 했소. 그리고 이제는 경고하겠소.’
불똥은 바르르 떨었지만 그냥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건물로 날아갔다.
스랄은 엄숙한 표정으로 손을 꽉 쥐었다.
불똥이 반항하듯 너울거리더니 이내 차츰 작아져 갔다. 그리고 마침내 사그라져 희미하게 반짝이는 불티만 남아 흩날렸다. 그 정도로는 위험할 게 전혀 없었다. 이제는 당분간 걱정을 놓아도 되리라.
그러나 스랄은 마음이 어지러웠다. 원래 주술사는 정령에게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 주술사와 원소는 서로 존중하는 관계여야만 하지, 협박하거나 조종하거나 급기야 파괴해버리는 관계일 수는 없었다. 물론, 불의 정령은 절대로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는다. 불의 정령은 그 어떤 주술사보다도 훨씬 위대하며, 심지어 주술사들이 여럿 모인다고 해도 결코 상대할 수 없다. 원소의 정령들은 모두 불멸의 존재니까. 그러나 방금 나타났던 불의 정령의 일부분은 너무 비협조적이었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전체적으로 정령들이 항상 부루퉁하고 공격적으로 굴기만 할 뿐, 협조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스랄은 그 불똥을 아예 제압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어딘가에서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술사들이 도시를 적실 비를 불러냈다.
스랄은 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빗물이 그의 커다란 녹색 어깨에 쏟아져 팔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모든 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본문 중에서

크리스티 골든 저

지은이 크리스티 골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크리스티 골든은 SF, 판타지, 호러 장르에 걸쳐 서른다섯 권의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들로 여러 차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열 권이 넘는 소설들과 창작 판타지 소설들이 있다. 의 열렬한 게이머이기도 한 그녀는 두 편의 만화 스토리를 비롯해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Lord of the Clans』, 『Rise of the Horde』, 『아서스: 리치 왕의 탄생』, 『부서지는 세계: 대격변의 전조』)을 썼으며, 다른 작품들도 준비 중에 있다. 인 『Firstborn』, 『Shadow Hunters』, 『Twilight』를, 의 짐 레이너와 타이커스 핀들레이의 예상 밖의 우정을 그린 『Devil`s Due』를 쓰기도 했다. 또한 현재 애런 올스턴과 트로이 데닝과 함께 의 주요 시리즈 ‘제다이의 운명’ 아홉 권 중에서 세 권을 집필하고 있다. 그 중 『Omen』과 『Allies』는 현재 출간되어 있다.

옮긴이 김지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영미문학에 관심을 가졌고, 단편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쾅! 지구에서 7만 광년》《예언》《글쓰기의 항해술》《소년시대》 등이 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창작 및 번역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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