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러시아 비밀요원과 미 해병대원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
이란으로 밀반출된 핵 무기를 회수하려는 러시아 비밀요원들과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파병된 미 해병대는 각자의 임무를 가지고 조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첩보원 ‘디마’와 미해병대 ‘블랙번’ 병장은 진짜 적의 정체를 확인하게 되고, 그들이 무엇을 노리는지도 알게 된다. 오해와 누명까지 쓰게 된 두 사람은 뉴욕과 파리에 핵폭탄이 설치가 되었음을 알게 되는데……
영국 특수부대 SAS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앤디 맥냅이 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물들의 감정과 배경 지역에 대해 사실적인 묘사를 선보인다. 또한 다양한 밀리터리 관련 서적을 집필, 번역해온 이동훈씨가 번역을 맡아 풍부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원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책 속으로]
주차된 닷선과 메르세데스 사이에서 언뜻 뭔가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솔로몬이었다. 주차된 차들 뒤에서 위치를 고르고 있었다. 그리고 푸조 앞에 있던 한 미국인이 자신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디마는 아직 성한 오른손으로 치노 바지에서 베레타를 뽑아 미국인의 발에 발사했다.
‘쾅’ 하고 차문 닫는 소리가 들렸다. 미국인들은 퇴각하려 하고 있었다.
“가족을 확보했다. 퇴각 준비 완료됐다. 간다!”
미국인들 손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죽여버리는 게 낫지. 솔로몬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디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솔로몬도 알게 될 것이었다. 총탄들, 가족……. 방금 디마가 총을 쐈지만 빗나간 미국인의 발이 눈앞에 들어왔다. 그 발의 주인은 턱이 크고, 자파타처럼 수염을 길렀고, 거울 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그 미국인은 M-9 자동권총을 들어 올려 디마를 겨누었다.
“더러운 빨갱이 새끼.”
“이런, 이거 어쩌면 기폭장치 작동이 시작된 놈일지도 몰라.”
블랙번이 그 물건을 향해 다가갔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
“지원을 요청해야 해.”
“한번 뚜껑을 열어보겠어.”
다른 사람들이 물러서는 가운데, 블랙번은 앞으로 나아가 아래로 팔을 뻗쳤다. 뚜껑에는 두 개의 잠금 장치가 있었지만 모두 열려 있었다. 블랙번은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두툼한 안감을 댄 컨테이너 안에는 물품을 넣는 공간 세 개가 있었다.
그 중 두 개는 비어 있었지만 나머지 하나에는 뭔가 들어 있었다.
그의 시선 한쪽에 파란색 사이렌들이 줄지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모 아니면 도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적어도 저승길 가는 길이 외롭지는 않게 되었다. 그는 기폭장치와 튜브 사이에 노루발 장도리를 쑤셔 넣었다. 하지만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 어서 디마! 이제 LED에는 00:48이라는 문자가 떠 있었다. 그는 아이디어 하나가 더 떠올랐다. 다리 위에 경찰차가 보였다. 그는 땅을 내려다보았다. 사람이 죽을 걸 확실히 알면 조금이라도 더 예리해진다는데, 과연 그게 사실인지 궁금했다. 그는 망치를 던져 버리고, 한 손에는 기폭장치를, 다른 한 손에는 폭탄의 나머지 부분을 잡았다. 그리고 기폭 장치를 꽉 쥐고는 있는 대로 비틀었다. 00:09, 00:08. 빡빡했다! 기폭장치는 마치 엔진에 오일캡처럼 붙어 있었다. 살짝 돌아갔다. 그리고 조금 더 돌아갔다. 04, 03, 02…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