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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크립텀
그렉 베어 저/2012년 12월/344p/14,800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빛나는 SF소설 인류 이전에 존재했던 위대한 종족, 선조 드디어 그 비밀이 밝혀진다 『헤일로 크립텀』은 기존의 SF소설과는 확연히 다르다. ‘크립텀’이라는 낯선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소설은 인류..
 
도서소개저자목차독자서평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빛나는 SF소설

인류 이전에 존재했던 위대한 종족, 선조
드디어 그 비밀이 밝혀진다


『헤일로 크립텀』은 기존의 SF소설과는 확연히 다르다. ‘크립텀’이라는 낯선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소설은 인류의 미래를 다루는 여타 소설과 달리 까마득한 인류 이전의 과거를 응시한다. 이 넓은 우주에서 지성을 갖춘 존재는 우리 인간이 유일할까? 인류 이전에도 인간과 닮은, 혹은 더욱 뛰어난 생명체가 있었다면? 저자는 이런 물음을 진지하게 거듭한 끝에, 실로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우주의 역사를 창조해냈다. 인류의 지성이 발전하기 전에 태양계를 지배했던 선조의 역사가 펼쳐진다.

어리고 당돌한 선조, ‘영원불멸을 창조하는 별빛내기’.
그는 방대한 지식과 크나큰 의무가 기다리는 선조 사회에 곧 들어설 청년으로, 선조 최상위 계층이자 가장 강력한 권력을 거머쥔 건축사 가문 태생이다. 건축사는 위대한 과학 기술을 개발하여 오늘날 선조를 전 우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한 장본인이다. 또한 그들은 모든 생명의 인도자를 자처하며 크나큰 ‘수호자의 의무’를 짊어질 진정한 책임이 바로 자신들에게 있다고 믿었다.

별빛내기는 아버지처럼 훌륭한 건축사로 성장하리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정작 그는 사라진 과거의 보물을 찾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상상을 초월하는 힘과 지성을 갖춘 초월적 존재 ‘선각자’가 남긴 유물을 찾고자 한 것이다. 그의 무모한 열정은 끝내 아버지의 화를 불렀고, 결국 별빛내기는 책임을 회피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외딴 행성에 보내진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모험을 떠난 별빛내기는 생명가공사의 실험이 진행 중이던 한 행성에서 두 인간과 기나긴 세계선을 이어온 위대한 군사 지휘관을 만난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은하계 전체의 운명까지 송두리째 바꾸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지은이 그렉 베어는 『Hull Zero Three』, 『City at the End of Times』, 『Eon』, 『Moving Mars』, 『Mariposa』, 『Quantico』 등 30권이 넘는 SF소설을 펴낸 인기 작가이다. 최고의 SF소설만이 받을 수 있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각각 두 차례와 다섯 차례 받은 바 있다. 민간 우주여행에서 뉴 미디어/비디오 게임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기관 및 기업과 관련된 국가안보문제 고문역을 맡기도 했다. 최근에는 작가 닐 스티븐스와 주축이 되어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뷰어와 같은 다양한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쌍방향식 연재소설 『Mongoliad』를 집필하는 중이다.
10여년 전, 우리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게임 <헤일로> 시리즈는 어느덧 어떠한 SF 프렌차이즈와 어깨를 나란히 해도 모자라지 않은 거대한 스케일과 위상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헤일로>가 이 자리에 있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광활한 우주를 아우르는 고대사를 담은 스토리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헤일로>는 첫 시리즈에서부터 베일에 싸인 신비하고 웅장한 외계 시설 `헤일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이 헤일로를 창조한 고대의 존재인 `선조`와 그에 맞서 우주를 잠식하려고 든 기생체 `플러드`, 그리고 선조에게 계승자 대우를 받으면서 그들이 남긴 유산을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우리 `인간` 사이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암시합니다.



"당신은 날 만든 주인님의 자식이야. 유산을 이을 후계자라구! 당신은 선조야!" - <헤일로3>에서 343 길티 스파크의 대사



<헤일로>에서는 헤일로라 불리우는 이 미지의 링월드가 은하계의 전 생명체를 말살할 수 있는 선조의 초강력한 최종병기라는 사실이, <헤일로2>에서는 이 링월드가 선조-플러드 전쟁 중에 사용되었으며 하나가 아닌 모두 7개이고 이것들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또다른 시설인 아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트릴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헤일로3>에서는 터미널을 통해 선조와 플러드 전쟁 당시 무슨 일이 있었고 또 선조의 일원들과 그들이 창조한 인공지능이 어떠한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처절한 임무에 임했는지를 단편적으로나마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트릴로지가 마무리됨에도 게임 내 스토리에서는 선조가 존재했던 고대에 도대체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더이상의 자세한 내막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선조`와 `플러드`는 트릴로지를 관통하는 중요한 맥거핀이 되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후에도 후에 줄줄이 발매된 소설이나 그래픽 노블,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수많은 헤일로 미디어믹스를 접하는 우리에게 여전히 끊임없이 궁금증을 던져줍니다. 선조는 왜 고도의 문명을 갖추었음에도 플러드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나? 왜 결국 그들은 헤일로를 작동시켜 자멸의 길을 선택하였는가? 은하 외부에서 유입되었다고 알려진 기생체 플러드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터미널에서 잠시 나온 선조의 인공지능 멘디컨트 바이어스와 오펜시브 바이어스의 운명은? 선조의 주요 인물인 다이댁트와 라이브러리안의 마지막 모습은? 선조가 인간에게 계승자의 자리를 넘겨준 이유는?



그런 면에서 2011년부터 출간되어 새로운 헤일로 미디어믹스에 발을 들여놓은 `선조 3부작`은 헤일로 프렌차이즈 중에서도 가장 새로우면서도 대단히 과감한 시도입니다. 여지껏 기원후 26세기 코버넌트와 인류의 전쟁 당시의 이야기를 다루거나 전후 선조가 남긴 유물의 흔적을 탐사하거나 또는 선조의 기록을 조금씩 훑어나가는 기존 헤일로 미디어믹스들의 스토리 전개가 아니라, 기존에 알려졌던 가장 오래된 헤일로 세계관의 역사인 기원전 10만 년에서부터 더욱더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저명한 SF작가 그렉 베어가 그려내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한 선조의 세계를 옛 기록을 번역, 열람하는 방식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헤일로 프렌차이즈가 `선조`와 `플러드`의 비밀을 오랫동안 간직하면서 팬들에게 더 많은 상상의 나래와 신비로움의 여지를 남겨주기를 바라왔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새로운 3부작이 발매되어 더욱 흥미롭게 고대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습니다. 제1부작인 헤일로 크립텀을 쓴 그렉 베어의 필력은 여타 헤일로 소설에 비해 두드러지며 인물의 내면과 상황 묘사가 확실히 섬세하고, 헤일로 세계관을 연장하는 미디어믹스로서의 기능도 상당히 충실합니다. 그리고 크림텀에서부터 속속들이 드러나는 여러 사실은 저 말고도 기존 헤일로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많은 감명과 충격을 주었을 터입니다.







또한 기존 게임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이어서 등장하는 바람에 원작에 관해서 많은 이해도를 요구하였던 다른 헤일로 소설들에 비해, 크립텀은 헤일로의 인물들이 대부분 배제되고 거의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헤일로 시리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구독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크립텀을 포함한 선조 3부작 역시 헤일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믹스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립텀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헤일로 시리즈를 직접 플레이해보진 않더라도 대략적인 줄거리 윤곽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크립텀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초고대문명 따위의 수많은 떡밥을 모두 이해할 수 없기에 정통 SF소설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솔직히 그다지 권할 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헤일로 세계에 관심이 있는 기존 헤일로 팬들을 포함하여 이 소설을 기점으로 헤일로 시리즈에 입문해보겠다 하시는 분들께는 상당히 권해드릴 만합니다. 이 크립텀에서부터 장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10여 만년 후, 은하계를 호령했던 패자들이 사라진 후에 그들이 남긴 후손들이 그 흔적을 더듬어가는 과정이 게임 <헤일로> 시리즈에서 그대로 나타나있으니 말이지요.

기존에 알려진 헤일로 세계관을 모두 알고 있다고 전제했을 때 크립텀에서 묘사되는 선조의 외양과 사회구조, 선민사상 등은 제법 충격적이면서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헤일로 트릴로지, 거기다 헤일로 레전즈에서도 완전무결한 은하 생명체의 진정한 수호자, 그야말로 신으로 그려진 달리 크립텀에서의 선조들 역시 그리스의 신들 마냥 상당히 인간적이면서도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그렉 베어의 상상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존 게임 시리즈에서 그려진 선조 중심으로 기록되고 전해져온 왜곡된 역사가 아닌 현실적으로 선조 역시 어쩔 수 없는 불완전한 일개 종족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표현하려 한 듯 합니다.



은하계 전 생명체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도 생명과는 관련이 없는 건축사들이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반대로 생명 가공사들은 낮은 지위를 가지는 선조 사회의 모순, 선조가 은하계의 패권을 잡기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벌였던 정복 전쟁과 살육, 다른 종족들을 `땅짐승`이라 경멸하는 고위 선조들의 선민 의식, 그리고 선조의 운명에 큰 영향을 끼친 건축사와 전사 계급 간의 권력 다툼 등... 이러한 선조 사회의 위선은 크립텀의 화자인 젊고 진보적이며 반항적인 선조 매니퓰러 `영원불멸을 창조하는 별빛내기`에 의해 그대로 까내려집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해진 운명에 맞서 스스로의 개척과 모험을 결정한 별빛내기는 자신의 별난 친구(?)들과 함께 선조 이전에 존재했다고 하는 고대의 종족 `선각자`의 유물 `오르가논`을 찾다가 우연히 1000년의 귀양을 마친 영웅 `다이댁트`를 만남으로써 얄궂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렇게 별빛내기의 모험은 그렉 베어가 다시 다듬어 그려내는 헤일로 세계관의 맥을 따라 흥미롭게 풀려 나갑니다. 현재 우리의 과학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수준의 기술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생활에 쓰이는 것으로 묘사되는 점도 상당히 재밌으면서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헤일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읽어도 이들의 모험담과 그렉 베어의 상세한 외계 문명의 묘사는 꽤나 볼 만 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선조 3부작 역시 게임 <헤일로> 시리즈가 미처 말해주지 못한 고대의 많은 이야기를 명쾌하는 설명하는 하나의 역사서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재미와 "아! 게임에서 말했던 것이 이것이었군!", "오! 게임에 등장한 그 인물이 바로 이런 사연이 있었군!" 등의 깨달아가는 맛을 알기 위해서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시거나 대략적인 스토리 라인을 먼저 답습하는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추천해드립니다.

별빛내기가 크립텀을 탐험하면서 발견한 "모험이 너를 성장케 하리라"라는 글귀처럼 모험 뒤에는 언제나 새로운 지식과 깨달음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모험을 마친 순간, 기존 헤일로 팬들은 숨겨진 헤일로의 고대 역사가, 헤일로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많은 게임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헤일로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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